롯데리아 라이스버거-대체 뭐가 맛있는거야?(내돈내후)

나는 롯데리아 라이스버거를 먹어본 적이 없다.
롯데리아 라이스버거가 한창 인기였을 때 내가 살았던 지방까지는 롯데리아가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 그 이후로는 라이스버거가 단종된 통에 먹어볼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다.

그런 내게 한 회사 동료가 '추억의 맛'이라며 라이스버거만이 가지고 있는 맛이 있다고 했다.
.... 대체 그 맛이 뭔데?
안그래도 궁금했던 차에 라이스버거가 돌아왔다고 해서 먹어봤다.
심지어 '일부 매장'에만 돌아와서 그 맛을 느끼려면 거기까지 찾아가야한다. 현재 라이스버거를 판매하고 있는 매장은 서울역점과 청량리점에서만 판매한다. 부산 비프광장점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고 하니 부산인들도 맛을 볼 수 있게 됐다!
나와 짝꿍은 서울역에 갈 일이 있어서 간 김에 먹었다. 심지어 이걸 먹기 위해 전날 롯데리아 온라인 상품권까지 구매해뒀다. 만반의 준비 완료!
역시나 요즘의 트렌드에 맞춘 키오스크가 손님을 맞이해준다.

가격대는 라이스버거는 3000원부터 시작. 가장 싼걸 먹을 수도 있었지만 야채라이스 불고기버거와 야채라이스 새우버거가 진리라고 하길래 그걸 먹었다.
라이스 불고기버거와 라이스 새우버거는 4700원부터 시작. 사이트 메뉴를 어떻게 고르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짝꿍과 나는 세트로 먹어서 6700원부터 시작.
짝꿍이 평소 롯데리아 감튀 먹기 싫어해서 업그레이드 하는 바람에 가격이 좀 더 나왔다. 애인은 치킨너겟, 나는 치즈스틱으로 추가금액내고 바꿨다. 전체 가격은 13900원. 일반 세트와 큰 차이는 안났다.

라이스버거가 인기가 없어서 만들어 둔 버거가 없어서일까. 꽤나 오래 걸렸다. 우리 다음 번호가 한참 메뉴를 받고 나서야 받을 수 있었다.

대망의 반갈샷. 이건 새우 라이스버거.

나름 밥이 잘 감싸고 있다.

아래는 불고기 라이스버거 반갈샷.

결론부터 말하면, 대체 이거에서 느끼는 추억의 맛은 뭘까?
... 맛이 정말 하나도 없는데.. 나는 봉구스 밥버거가 너무 자극적이라서 안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걸 먹고나니 봉구스밥버거는 선녀였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봉구스버거가 전국 곳곳에 체인점을 세우고 라이스버거는 단종된 이유를 잘~ 알겠다.

진짜 '맛대가리가 없다'라는 표현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음식이 또 있을까 싶었다. 이건 너무 맛이 없잖아.
소스나 양념이 들어가긴 했는데 그게 그냥 인간 사료에 뿌려둔 양념소스같은 느낌이지 뭔가 감칠맛이 나고 맛을 업그레이드 시켜준다는 느낌이 전혀 안들었다.
빵 대신 겉을 감싸고 있는 밥도 맛이 없고, 안에 들어간 패티도 맛이 없고, 야채도 맛이 없고, 소스도 별로고.
대체 이걸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어릴 때 이걸 먹어서일까? 어릴때 먹었던 건 더 맛있었던걸까?
정말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맛.
그냥 빵대신 쌀로 겉을 감쌌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빵을 밥으로 대체해서 든든~하다는 느낌도 없다. 밥을 먹어서 뭔가 건강하다는 느낌이라도 받으면 덜 억울할텐데 각종 소스범벅과 뭔가 이상한 걸 갈아서 만든 것 같은 느낌의 패티때문에 건강하다는 느낌을 0.1그램도 느낄 수 없다.
한 끼를 이렇게 버려버리다니. 돈도 버리고 건강도 버린 느낌. 이정도면 최악의 음식인데.

서울역점 내부 매장도 좀 별로다. 굉장히 번잡하고 지저분하다. 관리가 전혀 안된 오래된 매장의 모습.
라이스버거라는 목적이 없었다면 여기서 내 소중한 한 끼를 버리고 싶지 않은 기분이다. 심지어 사람이 적지도 않다. 다들 시간에 쫓겨 여기에 앉아있는거겠지. 롯데리아가 왜 장사가 안되는지 알 것 같은 매장.

코로나때문에 곳곳에 쳐진 1인용 칸막이들. 그거때문에 매장안이 더 정신없다. 뭔가 정비가 제대로 안된 느낌. 사진이 훨씬 낫다. 전체적으로 정신도 없고. 정말 롯데리아에서 좋은 식경험을 할 수 있기는 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