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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광 경주닭집 오리튀김-드디어 먹다!(부제: 인생은 반전의 연속)
    외식 리뷰 2018. 8. 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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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가 있다. 영광 토박이다.
    그 친구가 영광에만 가면 먹는 튀김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두굳구두구두구) 오 리 튀 김 !
    심지어 그냥 오리 튀김이 아니다. 정확히는 오리 '날개' 튀김이다.

    친구의 표현에 의하면 '엄청 맛있는 건 아니지만 묘하게 땡기는 맛'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연히 본 한 다음 카페 글에서 전라도 사람만 먹는 튀김이라는 표현과 함께 오리날개튀김이 있는 것 아닌가!(나 전라도에 나름 오래 살았는데 한번도 안먹어봤는데..! 심지어 한번도 본 적도 없는데!)

    이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찌 궁금해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영광은 은근히 멀었고, 오리튀김만 먹으러 가기에도 은근히 애매했다.
    이런 은근한 애매함들에 둘러싸여 매번 궁금해하기만 했다. 그러다보니 일 년이 흘러버렸고 영광의 오리튀김은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런데(두둥) 엉겁결에 방문하게 되었다.

    조사해보니 영광에는 유명한 오리(날개)튀김 집이 두 곳이 있다.

    1. 경주닭집
    2. 꼬꼬통닭

    네이버지도, 다음지도 모두 꼬꼬통닭을 검색하면 검색해 되지만 경주닭집은 검색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선 위치가 검색되는 꼬꼬통닭에 전화를 해봤다.

    나: (인사말~~) 혹시 오늘 오리날개 튀김 될까요?
    꼬꼬통닭 사장님 왈: 그건 최소 하루 전에 전화주셔야되요~
    나: 네.. 흑..


    그렇다. 꼬꼬통닭은 최소 하루 전에는 예약해야 하는 곳인 것이다!!!
    (영광 토박이 친구는 꼬꼬통닭이 더 맛있더랬다!)

    아쉬움을 머금고 경주닭집에 전화를 걸...고 싶었으나 검색해도 안나오는데 어떻.....?
    그러나 다행히 한 블로그에서 박스가 찍힌 사진을 찾을 수 있었고 그 번호를 통해 전화를 걸 수 있었다.

    경주닭집 사장님 왈: 응 된다~

    감사합니다!! 하고 전화를 끊은 후 생각해보니 위치가 어딘지를 모르겠는게 아닌가!!!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어 거기 위치가 어딘가요?
    라고 물었더니

    경주닭집 사장님 왈: 여기도 몰러? 아따 어디서 온다요?(저 다른 지역에서 하도 맛있다고 해서요 호호) 그 터미널에서 쪼께 내려오면 택시 쫙 있는데 있거든? 거기서 쪼매만 더 내려오면 터미널 시장이라고 간판 큰거 있어. 거기서 쭉 들어오면 돼.(아 거기 입구에서 가깝나요?) 가차워!(아 몇분이나 걸어가야하나요?) 아따 한번도 안 와봤가니?(아 네 저 아까 다른 지역에서 간다고..) 오매 오면 암튼 보잉당게!(네..)

    전라도 사투리 폭탄이 쏟아지는(가차워=가까워) 사장님의 위치 설명을 들으며(왜 여기도 모르냐는 타박아닌 타박은 덤. 그런데 기분이 나쁘다기보다 그냥 우리 할머니들의 말투와 목소리였다.) 검색을 해보니 꼬꼬통닭과 비슷한 위치인 듯 했다!

    정확한 위치는 영광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한 블럭 못가서 매일 시장이 있다.(터미널 시장이라고 한다)
    거기 내부에 있는 닭집인 것이다!(가서 보니 두 곳은 옆집이었다!!!!!)

    그러니 이 글을 보고 주문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그냥 네이버/다음 지도에서 꼬꼬통닭을 검색해서 가시면 바로 옆집이니 고민하지 마세요~(위치 묻는 전화도 하지 마세요~)


    그리고 40분 후 도착해서 그토록 기대했던 영광 오리튀김을 겟! 하였다.

    위치는 영광 터미널 시장 입구에서 내려 조금만 위로 올라가면 바로 왼쪽에 보인다(입구를 등졌을 때 기준). 입구에서 3분 정도? 3분 미만 소요된다.


    그러나... 인생은 역시나 반전의 연속이다. 그래서 재밌지.. 후후..





    음. 그런데 이 말을 뺄까말까 고민했는데 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글을 보고 기대해서 방문하시는 분들이 놀라실까 미리 사족을 덧붙인다.

    시장에 도착해서는 실은 그 환경에 좀 놀랐다. 물론, 시장통닭임을 감안하고 먹는 것이지만. 재래시장이 가진 위생적인 문제들의 한계를 여실히 보고말았고.. '역시나'라는 말이 나왔다... 이래서 재래시장을 점점 젊은 사람들이 가기 싫어하는 것이다.. 입구에서부터 신발에 튀는 생선물도 싫지만 오픈된 공간에서 오픈된 채로 놓여있는 수산물, 육류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걸 사라고 놓은건지 말라고 놓은건지부터 고민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모든 시장이 이런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 가봤던 몇 몇 시장들은 이걸 생각해서 육류와 수산물들에 많은 곳들이 유리 뚜껑을 덮어두었다. 아무튼. 이 곳도 가서는 조금 놀랄 수도 있다. 재래시장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고, 위생적인 면에서도 생각 그대로이다. 오리 날개만을 모아서 '저렇게' 유통한다면, 이정도 가격이 나올 수 있겠구나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 통닭 특유의 맛과 오리날개튀김이라는 생소한 상품을 먹어보고 싶다면, 싼값에 어마어마한 양의 통닭 튀김을 받고 싶다면 가보라고 하고 싶다. 나는 위생적인 문제를 어느정도 감안하고 시장 통닭을 가끔 먹는다. 그야말로 '가성비'가 훌륭하다. 맛도 있다.



    그리고 실은 이 날, 문제는 위생이 아니었다.(위생이야 뭐 적당히 예상해야하는 것이기에)

    받자마자는 기뻤다. 앞에도 적었지만 시장통닭이 그렇듯, 한 박스를 주시는 거 아닌가!

    그리고 원래 튀김은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는 거 아닌가. 그래서 바로 받자마자 차에서 딱 ... 깠는데....

    왜 미지근해요....?
    왜....... 사장뉨 .... 40분 전에 전화드리고 방문했는데... 그 사이에 식은거에요...? 왜 온도가 그냥 밍밍해요...? 왜 안따뜻해요......?

    이건.. 최소 몇시간(혹은 전날) 전 튀겨놨다 싶은 온도였다..
    차갑게 식어버린 튀김.

    꼬꼬통닭이 최소 하루 전 주문만 받는 건 이런 이유였던 것일까! 희한하긴 했다.
    오리의 '날개'로만 한박스를 꾸려주시는데 그 많은 날개를 갑작스럽게 수집할 수 있는 그 유통 능력이 놀라웠는데! 이런 실망을 ... (가족들한테 그 자리에서 온도 확인 안했다고 혼났다. 난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건 내 생각일 뿐이었고...)

    따뜻하지 않아서인지, 튀겼는데도 불구하고 특유의 잡내가 올라왔다. 그래도 카레가루를 튀김 옷에 섞으셨는지 카레가루가 잡내를 조금 덮어주었다.
    내가 강력하게 먹자고 주장했는데.. 하나를 먹고 손을 닦았다.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미안... 나의 호기심이 가족들을 괴롭게하였구나....

    가서 다시 튀겨달라고 할까 하다가 이미 출발했기에 그냥 포기했다.
    (가격은 15천원이었는지, 17천원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시장 환경 비주얼 충격+이후 온도 충격..)

    그렇지만 여기서 비극적인 끝은 아니다. 다행히도.

    집에 와서 전자렌지에 데울까 하다가 오븐에 구웠다.(200도에서 약 5분정도?)
    그랬더니, 다행히 따뜻한 튀김이 다시 되었고! 기름에 막 튀긴것보다야 못했지만 나름 맛있게 먹었다.
    머스타드 소스와 잘 어울려서 함께 먹었다. 매콤한 소스가 있었다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오리 날개를 손질해서 마치 닭다리처럼 봉을 잡고 뜯어먹을 수 있게 만들어서 튀겨주신 것이다.
    그래서 닭다리를 먹는 느낌이 나기도 하고 먹기 편하기도 하다.
    약간 질기고 소스를 묻혀 먹어도 오리 특유의 누린내가 약간 나지만 날개를 정말 먹기 편하게 손질해주셔서 닭다리를 한 입에 뜯는 기분으로 날개를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먹으면서 이렇게 손질하려면 정말 손이 많이 가겠구나. 싶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저렴한 가격이라니.
    실은 시장 환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렇게 하시니까 이런 가격이 나오는 것 같다(고 위안 겸 위로 겸..).

    혼자 거기 앉아서 열심히 손질하실 사장님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또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나기도 했다.

    그리고 양이 정말 많다. 이 날개만 모으려면 오리가 대체 몇마리일까? 싶을 정도로 양이 많다.
    그래서 4등분해서 냉동실에 3봉지 넣어두고 한 봉지는 오븐에 데워서 먹었다.
    (한 봉지에 날개가 최소 10개 이상씩 들어간 것으로 기억한다. 양 진짜 많다!)
    다행히 고기매니아들인 동생들이 맛있게 먹어주었다. 맛있다면서 흡입했다.
    (나만 예민보스라 그런지 특유의 누린내때문에 아무리 데우고 머스타드를 찍어봐도 3개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이 집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냄새에 예민한 사람은 먹지 말자!)

    7월 10일에 방문했는데 7월 30일이된 지금. 아직 1봉지가 냉동실에 있긴하다. 그래도 나머지는 먹긴 먹음!(휴 다행!)



    마무리는 오리날개튀김만 받고 가기는 아쉬워 들린 영광 백수 해안도로에서 지나다보면 만나게 되는 다리와 해변에서. 해변이 그다지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다리와 하늘은 잘 어울렸다.

    혹, 오리날개튀김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고해서 전화해보시기를.


    -꼬꼬통닭: 061-353-9877(하루 전에 예약해야함)
    -경주닭집: 061-351-3515(따뜻하게 튀겨달라고 미리 말해두면 좋을 듯)
    -위치: 영광터미널 옆 영광 터미널 매일시장 내(입구에서 3분 미만 거리) 두 곳 서로 옆집임.
    위치 묻기 말고 그냥 네이버지도/다음지도에 꼬꼬통닭 검색해서 찾아가기.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쓰며 다시 오리날개튀김을 추억하다보니 꼬꼬통닭의 맛도 궁금해진다...

    냉동실에 있는 남은 오리날개튀김을 오늘 꺼내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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